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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민족21 4월호에 황토샘이 소개됐었는데, 그때는 홈페이지가
운영이 안되던때라 자료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런 자료를 올리는 것도 몰랐구요.
그렇다고 우리 스님들이 북한과 연관있는건 아니구요. 선원 재가불
자중에 아드님이 여기 잡지사에 다니는데 저희를 취재하고 싶다해
서 잡지에 싣리게 됐습니다.
긴 글이자만 올려보겠습니다. 이런 자료들이 저희와 일반인들간에
거리감을 없애주는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 취재내용)
' 그 집의 음식맛을 알려면 장맛을 보라'
그만큼 예로부터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데 장맛이 기본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집을 가나 음식 맛이 비슷비슷하지 않은가?
혹시 공장에서 나온 같은 장을 써서 그런 것은 아닐까?
지금도 비구니 스님들의 자신들의 손맛으로 재래식 장맛을 익히고 있다는 경기도 포천을 찾았다.
옛부터 장은 정월에 담가야 제맛이라고 한다. 음력으로 1월 28일.
새벽 댓바람부터 집을 나서 몇번이나 차를 갈아타고 꼬불꼬불한 주금산 산길을 넘어 닿은 곳은 비구니 스님들의 절인 "무착암".
무착암에서 내리자 마자 눈을 사로잡은 건 족히 200~300여 개는 되어 보이는 장독들이었다.
즐비하게 늘어선 장독에 눈을 팔고 있을 때 무착암에서 마중 나온 증연스님은 "아침공양 하셨습니까? 안 했으면 공양부터 하시죠"라며 공양간으로 이끈다. 안 그래도 속이 출출하던 기자는 그저 고마운 마음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얼마되지않아 뚝배기에 하나 가득 끓고 있는 된장찌개와 함께 나온 밥상. 담백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된장찌개맛에 이끌려 밥을 쓱싹쓱싹 비벼 게 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입에 짝짝 달라붙는 것이 예사 맛이 아니다. 절 밥이어서 더 만난 것일까 아니면 이 절만의 남다른 비법이 숨어있는 걸까?
포만감이 들 정도로 밥을 먹은 후 앞마당으로 가보니 스님들이 직접 가마솥에 콩을 삶아 50여 일동안 숙성시켰다는 메주가 수북히 쌓여 있고 그 연엔 1년전 구입한 천일염을 간수를 빼고 하루이틀 전 소쿠리를 이용하여 불순물을 제거해 만든 소금물도 담겨있다.
며칠 전부터스님들이 바쁘게 준비해 놓은 것들이다.
재래식으로 장을 담그는 무착암에선 재료 역시 우리 콩과 소금만 사용한다. 무착암 장맛의 비법은 또 하나 있다. 그것은 주금산 황토층을 뚫고 내려온 물이 그것이다. 그래서 이곳의 된장을 "황토샘된장"이라 일컫기도 한다.
해가 저만치 떠오르자 스님들의 일손은 바빠지기 시작한다.
한 켠에선 항아리를 씻고 또 한켠 '황토샘'에서는 3명의 스님들이 모여 앉아 메주 씻기에 여념없다. 아직 꽃샘추위가 남아서인지 찬 물에 손 담그기가 쉽지 않을텐데 스님들은 손을 호호 불어 가면서도 힘들지 않단다.
"어휴, 말도 말아요. 작년에 새벽 한시까지 콩을 삶느라고 잠도 못 잤어요. 장독 수백 개를 여닫는 일도 보통 일은 아니죠. 그래도 어째요. 무착암의 재래식 된장을 찾는 사람이 많다니 고마워해야지요.
요즘 사람들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몸에 독이 되는 것들을 많이 먹잖아요. 하지만 장은 달라요. 우리 몸을 해독시켜주고 정화시켜주죠
그러니 어 정성스레 담가야죠" 라고 말하는 스님.
메주를 다 씻은 뒤 스님들은 메주를 일일히 장독 안에 집어놓고 며칠 전 준비한 소금물을 채운다. 이때도 역시 소쿠리를 사용하여 불순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 그 위에 고추와 대추, 그리고 숯을 넣는 것 역시 액을 맞아주고 나쁜 성분이 못 들어오게하는 거란다. 특히 숯은 나쁜 성분을 소독해주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 조상들은 일찍부터 장과 같은 귀한 음식에 숯을 넣어 두었다.
메주를 장독에 넣었다고 장 담그는 일이 끝난 건 아니다. 이 장독을 3~4일이 지난 후 볕이 날때에 맞춰 열어줘야 한다. 이렇게 장독안에서 숙성시키기를 40~50일 한 후에야 된장과 간장을 가르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된장은 메주가루와 소금을 적당히 섞어 다시 숙성시켜야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것이 된다.
대략 땨져 봐도 된장 하나 만드는데 200 일 이상의 공이 든다.
누군가 말하기를 된장은 콩, 누룩곰팡이, 소금, 물, 햇빛이 안주인을 만나 만들어진 종합생산물이라 한다. 여기에 만드는 이의 정성도 빠뜨릴 수 없다. 역시나 공장된장이 흉내낼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점일지 모른다.
"옛말에 '장을 잘못 담그면 1년 우환이 있고 사람이 잘못 들어오면 평생 우환이다' 는 말이 있죠? 이렇듯 장 담그는 일이 집안의 1년 일 중 가장 중요한 생사다 보니 갖은 정성을 다하는 거죠. 손이 많이가고 번잡하기도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다 정성인지라 그저 정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이처럼 재래식 된장은 장 담그는 이의 정갈한 정성이 없으면 만들어질 수도없고 깊은 맛으로 우러나지도 않는다. 인스턴트가 흔하디 흔한 시절이지만 우리네 입맛은 아무래도 이 질리지도 않는 깊은 맛으로 이끌린다.
사진.글 유수기자 soo@minjog21.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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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샘잡지소개-민족21(2005.4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