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잎백초즙을 담기위해서 해마다 매실즙을 담는데, 올해는 저희가 직접 광양으로 매실을 구입하러 다녀왔습니다.
가는 길이 멀기도하고 스님들이 바깥 출입을 잘 안하는지라 여태까지는 황토샘에서 비구니스님들과 같이 일해온 처사님께서 항상 가셨는데 올해부터 소임이 대웅전불사쪽으로 바뀌시면서 저희가 직접 갔다왔습니다.
연등도 다시고해서 전화로 목소리는 들었지만 직접 뵈니 더 친근감이 느껴지면서 매실의 품질에 대해서도 더 의심할 여지가 없었죠.
아주머니께서 어째 그 먼길을 비구니스님 두 분이서 트럭을 운전해서 왔냐며 신기해 하시면서 약간 짠해 하셨습니다.
저희 암주스님하고 통화를 하시면서 매실 가격을 물으시니까
"아이고, 우짜겠습니꺼? 울퉁불퉁한 남자들이 온것도 아니고 저래 이쁜(?) 비구니스님 두분이서 트럭타고 왔는데 싸게 받아야지예"하시더라구요...
그 말에 웃음을 참지못했습니다만 저희가 생각하는것 보다 세간 사람들의 눈에 비구니하면 아주 연약하게 비친다는걸 알았습니다.
사실...안에서 일하는걸 보면 바깥에서 생각하는 것 처럼 그렇지만은 않은데 말입니다.
세간 사람들이 피한다는 3D 일을 다하고 있죠..ㅋㅋㅋ
위험한 일, 힘든 일, 지저분 한일..
황토샘 일중에서 기계같은걸 다루는 것이 저희한테는 위험한 일이구요, 힘든건 아무래도 무거운 것을 옮기고 들어야 할때겠죠..
지저분 한일은 글쎄...밭에 소똥 뿌리는 일이 지저분하다면 지저분하겠죠...장 담글때 된장의 꼬리한 냄새를 옷에 묻히는 것도 그렇다면 그렇고...
어쨌든,,저희는 사람들이 피한다는 그 일을 매일같이 해도 행복하다는것이 세상 사람들과 다르죠..
돈을 벌기위해서 그냥 목적없이 살아가기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니까요..보림을 하는 과정이고 불사하는 것이니까 지금 쌓은 경험들이 내가 교화장에 나갔을 때 나의 재산이된다는 걸 알기에 힘들때도 많지만 지금 이대로가 극락이라는 생각이 바로 들죠.
세상의 사람들도 만만치않겠지만 저희도 세상사람들보다 덜 자고 일을 더 많이하면 했지 적게하지는 않는데 그런 일들을 즐겁게하기 때문에 얼굴에 그런 그늘이 없어 사람들 눈에는 마냥 연약하게만 보이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7여 시간을 걸쳐서 광양을 다녀왔지만 가길 참 잘한것 같습니다. 서로간에 더 믿음도 생기구요..
내년는 비구니 스님들이 다 함께 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압 매실농원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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