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첨부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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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
저희 사찰에는 예순이 갓 넘은 공양주 보살님이 계십니다.
바싹 마른 몸에 걸음걸이는 20대 처녀같고, 일하는 손은
어찌나 빠른지 젊은 우리들은 도저히 따라 갈 수가 없답니다.
공양주에 채전에 사찰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을
소리없이 해 오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공양만 하시면 화장실을 가시고
계속 설사를 한다고 하시고,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젊은 시절에 워낙 고생을 많이 하셔서 장이 좋지 않구나
하는 정도로만 생각했죠...그런데, 웬걸,,,,대장암이라니!!
심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무척 고생을 하셨습니다.
지금은 병원에서 퇴원해서 선원에 와 계십니다.
처음에는 도반들을 유정하게만 대하실려고하고, 도반들 또한
그렇게 대해 주기를 원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20년을 이 공부만 한 분인데, 병 앞에서 저렇게 무너지는구나
공부로써 이겨낼려는 마음보다는 온통 마음이 병에만
가 있었습니다.
안타깝기도 하고, 내 공부 점검이 다시 되는 날들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루하루 공부를 한다고 선방에 앉아 선정을 익히지만
우리의 정력이라는 것이 너무나 우스운 정도밖에 안되는구나
옛 선사들은 일부러 정력을 시험하느라 마취도 하지 않고
수술을 받았다고 하는데,,,우리의 정력이란,,,참,,,
그렇게 일주일 이주일을 지내시더니 어느 날인가
사시기도 준비를 하느라 향을 사르고 있는데, 자갈마당에서
관음정근을 아주 큰 소리로 하는 소리가 들려서 밖을 내다보니
공양주 보살님이 맨발로 자갈마당을 걸으시면서 고성으로
정근을 하고 있었습니다.
감격스럽기도하고, 그냥,,,미소만 나왔습니다.
드디어, 마음을 내시는 구나...포기하지 않으시는구나...
20년 동안 한눈 한번 팔지않은 덕으로 그냥 무너지시지는
않는구나,,,
요즘은 예불도 드리시고,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참선도
함께 하십니다.
우리에게 생생하게 모든걸 다 보여주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조그마한 고통에도 흔들리는 존재로 정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모든 것이 일체유심조라고 하죠?
참, 쉬운 말인것 같지만 행으로 옮기기에는 정말 어려운
말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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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주 보살님 화이팅!! 
